나른한 오후 나무그늘아래서 누군가의 무릅을 베고, 콧노래를 들으며 살포시 드는 낮잠의 달콤함이랄까?

오랜만에 푹 잔거 같아 몸이 솜털 같았다...

이날은 대관령을 넘어야 하기에 새벽4시에 모텔에서 출발했다. ^^;
( 사실 대관령이라는 녀석에게 잔뜩 겁을 먹었기때문에.. ^^;;;;)

또한 나로하여금 걱정에 짓눌리게 한것은 대관령 일대에 비가 오고 있다는 것이다.

대체적으로 날씨는 괜찮았지만 이놈에 대관령...ㅠ.ㅠ



10월 26일
안흥 -> 문재(해발 800m) -> 문재터널 -> 여우재(해발 640m) -> 방림 -> 대화 -> 재산재(해발 600m) -> 장평 -> 속싸리재 -> 진부 -> 싸리재 -> 횡계 -> 대관령 -> 강릉 -> 경포


아직 날은 어두웠지만

아무도 없는 적막함 속에서 새벽의 안개를 가르며 폐로 전해지는 신선한 아침공기의

상쾌함이란 말로 형용할 수 가 없었다.

여우재를 넘어가다 찍은 사진이다.

생각했던 것 보다 시커먼 먹구름들이 몰려온다...

비가 내리기전에 어서 다음 마을에 도착해야 할텐데 하는 걱정으로

체력조절도 없이 마구잡이로 달리다가 금방 지쳐버렷다..ㅡ.ㅡㅋ


방림에 도착하자 약국을 찾았지만 없어서

동네 슈퍼에서 파스를 샀다.. ^^

또다시 파스로 온 다리를 도배하고 다시 대화로 고고~ 고고~

나에 사랑스런 르네가 아파한다... ^^;;;;

페달에 베어링이 나갔는지 페달이 회전하지 않아 라이딩에 중대한 위기가 닥쳐왔다..

다행히 대화에 자전거포가 있다는 것을 방림에서 들었기에 희망을 가지고 대화까지 걸어갔다...

방림에서 대화까지는 대부분이 평지로 이루어져 있어 그리 큰 어려움은 없었지만

시간이 지체되는 것이 약간 마음에 걸렸다...

그러면서도 할 건 다한다..ㅡ.ㅡㅋ

방림에서 대화로 걸어가는 도중에 길가에서 발견한 이름 모를 꽃... ^^

참 많이 찍었는데...

뷰파인더로도 나의 팔이 움직이 있는게 느껴지더군...ㅡ.ㅡㅋ

벌서부터 이렇게 체력이 동나면 안되는데....

아자 아자.. 힘내자.. 기달려라 대관령~



드디어 대화 도착

잽싸게 자전거포를 찾았다...


다행히 페달이 있어 교체할 수 있었다...

피같은 내돈...ㅠ.ㅠ

신기한 것은 내가 찾은 곳은 자전거포&오토바이수리&세차장을 하는 다기능 복합상점(?)이었다.. ^^;

자자...  페달도 이제 잘 돌아가니..

힘내보자궁~

아자아자.. 화이팅!!!
( 이렇게 힘내기 위해서 스니커즈도 하나 사먹었다. 퍼버벅~ ==3 ==3 )

장평을 지날때 쯤...

날씨가 맑아졌다..

구름도 많이 걷히고, 하늘도 제 색깔을 찾아가면서 모든것이 정상으로 회복될때 쯤....

진부를 향해 가는 나에게 혼란을 가져다 주었다...

도대체 어떤 간판을 믿어야 하는거야... 된장~~

근데 하늘은 좋군.. ^0^

저 간판 오른 편에 소방서가 있었다..

마침 물이 다 떨어져서 안면에 철판 깔고 소방소로 돌진...

안에계신 분께 물을 구걸하니...

수돗물을 떠 주신다.

처음에는 뭐하는 짓인가 했다... 그런 나의 의아한 눈빛을 읽으셨는지..

소방아저씨 왈...

이곳 평창에서는 다 그냥 수돗물 먹어요.... ^^;;;;;
( 좋은 동네군... ^^ )

물맛도 그냥 먹을만 했다..

역시 강원도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군.. ^^



각고의 노력끝에 드디어 진부에 도착...

아~ 배고파.. 밥먹자.. 밥!! 밥!! 밥!! 밥!! 밥!! 밥!!


파스로 도배로 된 내 다리와 약간 비싼 감이 있지만 맛있는 만두국...^^

아....

" 먹어서 행복해요~ " ^__________^



횡계를 거쳐.. 드디어 대관령...

장장 3시간여간 동안 대관령에 올랐다...

정말, 힘들었다...

솔직히 이번 여행의 목적은 대관령에 올라 셧터를 파바바박~ 날리는 것이었다.

정상에 도착하면 어떤 말을 젤 먼저 할까? 어떤 말을 해야 멋지려나? ㅋㅋ 이런 온갖

잡생각을 다 했는데...

정상에 다다를 무렵....

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젠장...

내가 여길 어떻게 올라왔는데...

분명히 기상예보에서는 오전에만 대관령에 온다고 했는데...

왜 나에게 이런일이....


누군가를 이렇게 원망하며

미리 준비해간 50리터짜리 쓰레기 봉지를 꺼내어 들었다.

잽싸게 가방과 잔구류들을 덮어 비를 맞지않게 하고 정상에 올랐다.


물론 방수가 되는 점퍼였지만

지나가는 차량도 별로 없고...

해는 져서 어두움과 조우를 하며 추적추적 내리는 비를 맞는 것은

그리 좋은 기분이 아니었다..


아니 그간 나의 내면에 움츠리고 있던 공포심이 나를 자극했다....


결국...

절대 히치하이킹을 하지 않겠다는 나의 신념을 깨어야만 했다...

약 30여분만에 트럭을 얻어타고 강릉에 도착하게 되었다.

3시간동안 올라간길을 순식간에 내려와버렸다.


원래의 목적지는 강릉이었지만 사랑스런 나의 친구의 돌변으로

강릉에 머무는 의미가 없어져 버렸다...
( 나쁜놈... 내가 강릉에 온동안 청주에 가버렸다... ㅡ,.ㅡㅋ )

결국 경포대로 목적지로 잡고..

다시 강릉에서 출발~~~

강릉시내에서 경포까지는 약 2-30여분 걸린것 같다..


우선 약국으로 들어가 파스를 사며 살짝 물어보았다.

'아주머니~ 어느회집이 싸고 맛나요?'

조곤조곤하게 알려주시며 한 집을 추천해주셨다....

약국아주머니 소개로 왔다고 설명하며 이리 저리 깍아...

회 한접시에 2만원이나 깍아버렸다.. ^^;;;



저걸 혼자 다 비워 버렸다..ㅡ.ㅡㅋ
솔직히 너무 배가 불러 매운탕을 아쉽지만 생략을 하고 경포호의 야경을 찍으러 다녔다.

그럭 저럭 한시간여동안 경포호수 주위를 배회하며 사진을 찍다가...

이제 찜질방을 찾으러 발길을 돌렷다....

찜질방을 찾아가는 도중에 발견한 이쁜 건물들...


에잇.. 수평이 안맞았다...

왜이리 수평이 안맞은 사진이 많은지...ㅡ.ㅡㅋ

드디어 찜질방 도착..


바닷가 근처라 그런지  열탕, 온탕, 냉탕이 모두 짜다..ㅡ.ㅡㅋ

하지만 왠지 몸에 좋은 것 같아 잠시 여유를 즐기며 피로를 풀었다. ^^


간단한 목욕을 마치고 찜질방으로 올라가려는 도중에 정리하게된 나이 소지품들...

원래 pda한대가 더 있었으나... 여행도중 가출하는 바람에... ㅠ.ㅠ

4700에 아쉬움을 달래주는 쓸만한 녀석이었는데...

그래도 고맙다 이녀석들아..

너희들덕에 조금은 힘을 절약하고 덜 힘들게 여기까지 온것 같구나... ^^

이런 아쉬움을 뒤로한채....


삼성대 한화의 야구경기를 보며 먹는 저 팥빙수의 그맛.. 캬~

아직도 잊을 수가 없다... ㅎㅎ

드디어 해냈다는 안도감과 왠지 모를 뿌듯함에 늦은 시간까지 잠을 이루지 못하였다... ^^;;;


지출내역 : 파스 2,000원, 스니커즈&담배 3,260원, 만두국 5,000원, 자전거패달 10,000원, 회 40,000원, 찜질방 8,000원  (합 86,26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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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달빛향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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